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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칼럼

일상, 뉴스, 정책, 법안자료들을 살펴봅니다.

학교가 사라지고 있다.(포토에세이)

저자 윤영선 민주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록일 11.07.31 조회수 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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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다 꽃을 피웠다. 비워져버린 공간. 알 수 없는 섬뜩함이 무성한 잡풀에 깊게 드리워진 그림자마냥 떠날 줄을 모른다. 아이들이 몰려왔다 사라진 '섬'.

 

'섬'에는 장군이 산다. 12척으로 나라를 구한 성웅이 산다. '섬'에는 누나가 산다. 꽃다운 열여덟에 이 땅의 영원한 누나가 되었다. '섬'에는 어린이가 산다.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마지막까지 외쳤다’는 반공소년이 산다. '섬'에는 사람이 오지 않는다. 어른들이 떠나고 아이들이 딸려갔다.

'섬'은 잔치마당이었다. 어른들이 '섬'으로 몰려들었다. 오색기가 하늘을 뒤덮고 청군과 백군은 이기고 졌다. 이기고 지는 아이들에 어른들이 웃었다. 어른들의 웃음에 부풀어 아이들이 파란 창공으로 날아올랐다.

'섬'은 꿈이었다. 어느 외딴 곳. 몇몇 뜻있는 사람들의 힘으로 '섬'이 생겨났다. 배우지 못한 무지렁뱅이가 삶이고 농투성이가 일이던 아버지는 아이들을 '섬'으로 보냈다.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어른들이 가난한 아이들에게 꿈을 주었다. 가난한 아이들은 꿈을 꾸었다. 

 

"나. 너. 우리.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배웠다.
'철수. 영희. 바둑이'도 배웠다.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과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것도 배워야 했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꿈을 꾸었다.

'섬'은 국가였다. 태극기가 걸린 그 앞에서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 충성을 다해야 했다’. '섬'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공산당을 이기는 힘'이었다. 어른들이 망친 나라를 아이들이 찾고 지켜야 했다. 나라 지키는 군인이 나라를 차지했다. 군인은 군인을 좋아했다. '섬'마다 충무공과 유관순과 이승복이 부활했다.

동상이 무엇인가? 정신이 물질이 되었다. '나라를 지키고, 독립을 외치고, 공산당이 싫었던' 정신이 동상이 되었다. 충무공과 유관순과 이승복은 점점 물질이 되어갔다. '섬'에는 '책읽는 소녀'가 살았다. 그러나 '섬'에는 '책'이 없었다. 정신이 온전한 세상을 군인은 싫어했다.

1979년 10월. ‘민종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명령한 군인이 세상을 떠났다. 부하가 쏜 총탄에 세상을 떴다고 했다. 몇몇 어른들은 울음을 터뜨렸고 선생님들은 침묵했다.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충성을 다해야 했던’ 태극기가 낮게 걸린 그 밑으로 군인대통령이 떠났다.

군인대통령이 떠난 자리를 군인이 차지했다. 군인의 목표는 '정의사회구현'이라고 했다. 도시화가 촉진되고 농민과 어민이 고향을 등졌다. 도시로, 도시로 사람들이 빨려 들어갔다. 아이들이 떠난 텅 빈 공간을 '돈'이 차지했다. 1982년. '교육재정의 효율적 집행'이 시작되었다. ‘나라를 되찾고 공산당을 막아낸 섬’이 불필요하다고 했다. 소규모통폐합. 작은 '섬'이 사라졌다.

'정의사회' 대한민국에는 헌법이 존재했다.

제14조 모든 국민은 거주 . 이전의 자유를 가진다.

제31조 ①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③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

거주 . 이전의 자유가 '섬'에는 존재하지 못한다. 나라를 되찾고 공산당을 막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살아남아야 했다. 무지렁뱅이가 싫고 농투성이 되지 않아야 했기에 '섬'을 등졌다. 도시로 빨려가는 것이 모든 국민의 능력이었다. 도시에서 터를 잡아야 할 거주 . 이전의 자유가 '정의사회'에는 존재했다. 

가르치고 육성하기위해 어른들은 고뇌했다. '섬'이 사라지자 남아있던 몇몇 어른들도 서둘러 삶의 터전을 떠났다. '섬'은 점점 고립되었다. '섬'이 사라진 터전에 잡풀이 무성했다. 아이들의 웃음과 울음이 사라졌다. 농, 어촌은 노인촌이 되었다.

군인들이 나라를 내놓고 떠난 자리를 ‘민주주의자’들이 차지했다. 사람은 자원이었다. 교육부를 교육인적자원부로 바꾸어 불렀다. 나라를 지키고 공산당을 이겨야했던 아이들이 순식간에 인적자원이 되었다. 그것을 백년대계라 했다. 민주주의자들의 교육도 숫자놀음이었다. 

또 다른 민주주의자가 등장했다. 참여가 중요하다고 했다. 참여정부라 불리우고 국토균형발전이 중요하다고 했다. 수도를 옮겨서 도시와 농촌이 골고루 잘 살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섬'은 중요하지 않았다. '섬'은 사라져야 했다.

2007년.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건설업자가 나라를 차지했다. 그는 가르치고 육성하는 것 보다는 '강에 유람선을 띄우고 뱃놀이 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민주주의자들은 아이들에게 ‘공짜밥’을 주자고 떠들었다. 무상급식. ‘보편적으로 주자’는 어른들과 ‘선별적으로 주자’는 어른들이 싸웠다. 보편적인 것이 완전한 것을 추구한다면 ‘완전급식’은 불가능했을까?

도시로, 도시로 몰려드는 것이 보편적일까? 농촌으로, 어촌으로 되돌아가 '섬'을 살리는 것은 보편적인 것이 될 수 없을까? 무상급식이 교육의 전부일까? 반값등록금이 대학교육의 실체일까? 사람이 떠나버린 '섬'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섬'이 사라진 국가에서 보편적인 복지국가는 무엇일까? '섬'은 학교다. 그 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1982년 이후, 이 땅에서 사라진 폐교는 3,386개교(2011년 3월 기준)에 이른다.

 

 사진.글  윤영선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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