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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논단]사내하청의 해법 - 진짜 사장이 직접 고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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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이상호 | 민주노총 정책국장 등록일 12.05.14
조회수 3401 댓글 0

1. 대법원,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 최종 판결의 의미와 한계
지난 2월 23일 오후 대법원은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에서 일했던 사내하청 노동자가 불법파견 노동자에 해당하고, 2년 이상 근무했기 때문에 그는 정규직으로 간주된다고 최종 판결하였다. 이로써 지난 8년 동안 끌어온 사내하청 노동자의 불법파견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경총이 주장하듯이 원고 최병승 개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불법파견 집단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약 3,00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는 물론, 최소 50만 이상으로 추정되는 사내하도급 노동자의 고용관계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잘 알려졌듯이 제조업 사업장의 불법파견 논란은 참으로 오래되었다. 1998년 IMF 외환위기가 진정되면서 엄청난 속도로 확산한 사내하도급을 위장한 불법파견문제는 한국사회가 봉착하고 있는 대표적인 비정규직 악용사례이다. 하지만 정부와 사법부는 지금까지 계속 미온적 태도를 보여 왔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불법파견을 방조하고 위장도급을 감싸기에 바빴다. 재작년 겨울 불법파견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 수백 명의 해고와 징계로 응답한 사용자의 후안무치도 문제지만, 이를 노사분쟁의 차원으로 폄하하고 있는 현 정권의 무책임 탓에 더 심각한 국면이 초래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법원의 최종판결은 금속노조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노력과 헌신, 투쟁으로 만들어진 결과이다. 그리고 불법파견의 인정 여부 및 불법파견시의 법적 효력에 대해 법원이 노동계의 주장이 타당함을 명확하게 인정한 것이다.
이로써 원청사업주가 하청사업주의 노동자들에게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하였을때 노동자는 원청사업주와 파견관계에 있다는 점, 그러한 파견관계가 인정되면 그 파견관계가 적법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파견법에 규정되어 있는 직접고용간주 규정이 적용된다는 점, 따라서 파견관계가 인정되는 노동자의 재직 기간이 2년이 경과된 경우에는 그 노동자가 원청사업주에게 직접 고용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최종판결은 사내하청 노동자문제를 해결하기에 미흡한 점이 많다.
대법원은 최병승이 제기한 현대차와의 묵시적 근로관계 확인 요청을 기각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업체의 지휘·감독, 동일업무에서 혼재작업, 하청업체의 독립성이 없는 경우에만 한정하여 불법파견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이는 상당수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소속된 사내하도급업체를 ‘진성도급’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옛 파견법의 고용의제에 적용을 받지 않는 2005년 7월 이후 입사자의 경우 고용의무가 적용되기 때문에 과태료만 물면 정규직 전환의무가 원청업체에게 부여되지 않는다.


2. 불법파견과 간접고용의 남발, 부실한 법체계가 근본원인
한편 부실한 법체계를 악용하여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고 있는 사내하청의 현실을 고려하면,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하며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먼저수많은 사업장에서 한시하청은 물론, 단기계약직과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3개월, 혹은 6개월 단위로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사내하청업체 조차 기간제법을 악용하여 무기계약으로 필요인력을 채용하기보다는 임시 및 계약직을 무차별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은 제조업 생산현장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들은 대부분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몇 달 만에 돌아오는 계약만료에 심각한 고용불안을 감내하고 있다.
또한, 합법도급으로 위장된 불법파견 노동이 엄청난 규모로 확대되고 있으며, 심지어 고용 여력이 충분한 대기업조차 이를 악용하고 있다. 2008년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의 사내하도급 노동자는 36만 9천 명으로, 사내하도급을 활용하고 있는 원청사업체 총 노동자의 28.0%에 이른다. 사내하도급의 활용하고 있는 사업체의 비중은 조선이 100%, 철강이 92.6%, 자동차가 86.4%에 달하며, 원청업체 노동자 대비 사내하도급 노동자의 활용비중은 조선이 122.1%, 철강이 70.8%, 화학이 24.8%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에는 서비스업과 공공부문의 사내하도급 활용비중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사무판매서비스업에서도 사내하도급을 활용하고 있는 사업체 비중이 43.8%에 이르며, 병원의 간호조무사 등 파견 절대금지업무에서 조차 사내하도급을 위장하여 간접고용을 활용하고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사내하도급을 활용하는 비중이 공기업이 75.8%로 민간기업의 58.0%에 비해 더 높으며, 사내하도급 활용업체의 원청노동자 대비 사내하도급 노동자의 비중도 공기업이 27.9%로 민간기업 16.9% 보다 훨씬 더 높다.
이와 같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의 사내하도급 활용전략이 정규직과의 병행전략에서 정규직을 대체하는 전략으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기업의 경우 정규직의 절대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외주화와 분사화방식을 악용하는 사내하도급이 대량 양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내하도급은 대부분 합법도급을 위장하고 있기 때문에 간접고용 노동자를 투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으로 실질적인 제제를 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소위 자본에게 ‘꿈의 공장’이라고 불리던 기아차 모닝공장을 그대로 모방하여 ‘100% 비정규직 공장’이 자동차 및 조선사업장에서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미 현대모비스의 7개 공장에서 일하는 생산직은 전원 사내하청 노동자이며, 현대위아의 신 공장 3곳,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또한 마찬가지이다.


3. 사내하청 대부분이 합법도급? 재계의 억지주장에 불과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은 계속 오리발만 내밀고 있다. 이번 판결은 최병승 개인에 대한 판결에 불과하고, 사내하청 대부분이 합법도급이라고 억지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경총을 비롯한 재계는 사내하청 불법파견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법의 근본취지인 ‘근로자 보호’에 반하는 판결이라고 평가한다. 그 근거로 불법파견으로 판결을 받은 노동자는 일부 정규직화를 통해 1차 노동시장에 진입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나머지 미 해당 사내하청 노동자는 고임금에 따른 노동수요축소로 인해 해고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노동비용의 상승에 따른 노동수요의 위축, 임금격차 축소로 인한 고용대체효과 등 부정적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가 유발시키는 긍정적인 효과, 즉 고용안정의 생산성향상효과, 갈등 및 관리비용의 축소효과, 임금소득상승에 의한 구매력증대효과 등에 따른 파급효과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미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인한 발생하는 임금상승과 생산성향상이 궁극적으로 전체 경제의 내수증대로 이어져 소비진작과 부가가치증가로 나타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한편 재계는 사내하청 노동자의 직접고용은 엄청난 비용을 수반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기업의 경쟁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지금까지 기업이 값싼 사내하청 노동자의 투입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얻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들은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비용을 ‘추가비용’으로 규정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돈은 ‘추가비용’이 아니라, 원래 정규직으로 일해야 할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지불했어야 할 정상임금을 비로소 돌려주는 것이다. 사실상 ‘지연된’ 임금지불이다. 그리고 거꾸로 한번 생각해보자.
재계는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로 인한 비용이 엄청나게 더 증가한다고 야단이지만, 이들이 강조하는 비용증대액은 역으로 지금까지 재계가 불법적인 사내하청을 사용해서 얻은 초과이익을 의미한다. 이 돈은 전액 사내하청 노동자에게 되돌려주어야 할 ‘체불임금’이며, 사상최대의 실적을 매년 갱신하고 있는 재벌대기업의 지불능력또한 충분하다.
또한 이들은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와 동등대우가 적용되면 경기변동에 따른 고용조정이 불가능해져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예단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보수언론과 관변학자들의 ‘단골메뉴’이다. 한마디로 그들의 주장은 ‘정규직노조 때문에 사내하청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전혀 논리적이지 못하다. 정규직 고용경직성이 사내하청 활용의 주요한원인이라는 주장은 매우 취약하다. 노조유무에 따른 사내하청의 존재여부를 분석한 실증조사결과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것은 사내하청 노동자의 확산이 원청업체 정규직의 고용경직성 때문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또한 제조업 전반에서 사내하청 활용과 무관하게 정규직에 대한 고용조정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엄연한 현실은 이러한 주장이 허구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4.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이러한 허구적 기업논리에도 불구하고 사내하청의 확산을 막고 정규직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명백한 불법행위에도 불구하고, 법제도의 ‘사각지대’에서 고용불안과 차별대우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법제도적 개혁방안이 빠른 시일 내에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현행 노동부의 지침 수준에 머물러 있는 파견과 도급의 구별기준을 파견법, 혹은 직업안정법에 법령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실제노동시장에서 불법파견이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청업체의 사업경영 및 인사노무관리상의 독립성이 없는 경우 도급관계가 성립될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사업장의 상시 및 지속적인 업무의 경우, 직접고용의 원칙과 균등처우 및 차별금지를 근로기준법에 명문화해야 한다. 사내하청이나 파견노동과 같은 간접고용의 경우, 고용사업주와 사용사업주가 불일치하기 때문에 사용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회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도급을 위장한 불법파견이 난무하고, 용역과 위탁노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직접고용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확립은 수많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부딪히고 있는 고용관계에 따른 차별대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셋째, 불법파견뿐만 아니라 합법적 파견 또한 엄격한 규제 장치가 마련되어야한다. 왜냐하면 서비스부문의 경우 합법적 파견대상 업무를 악용하여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까지 파견노동자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행 포지티브리스트에 따른 파견대상 업무를 대폭 축소하는 동시에, 노동조합과의 협의의무를 부여하고 1년 파견기간을 초과하면 정규직으로 간주하는 고용의제를 부활시켜야한다.
마지막으로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파견노동 외 간접고용을 규제하기위해 사용자성에 대한 규정을 확장시켜야 한다. 사용사업주가 용역 및 위탁업체 노동자의 고용안정성과 임금 등 노동조건의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에도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상의 사용자로서 책임을 회피할 때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로계약 당사자로 제한된 사용자성을 확장하고, 원청사업주에게 용역 및 위탁노동자에 대한 연대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 파일은 하단에 첨부되어있습니다.

  사내하청의 해법 - 진짜 사장이 직접 고용해야.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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